예측이 아니라 시나리오입니다. 모든 숫자는 저작한 가정이고, 여기 나오는 연구소·모델·기관은 가상입니다. 기준 시점 2026년 9월 25일.

시나리오 / 02

시나리오

트렁크 하나, 결말 둘. 두 결말에 같은 ASI가 온다. 갈리는 것은 사람이 묻는 자리를 남겼는가다. 2026년 4분기부터 2030년 4분기까지 분기마다 서사 옆에 지표판을 둔다.

25분기2결말7지표

T12026 Q4트렁크

읽지 않은 승인

한 광역시가 복지 급여 판정에 AI 사전 판단을 들이고, 담당자의 승인 화면 체류는 중앙값 11초다(가상).

2026년 10월, Parallax의 P-3 에이전트가 사무실의 하루치 일을 맡기 시작한다. 회계 마감, 계약 검토, 코드 수정이다. 아침에 과업을 넘기면 저녁에 결과가 돌아온다. 사람의 감독 없이 해내는 과업의 길이, 곧 자율 지평은 아직 하루다. 사람은 결과를 받아 승인하는 자리로 옮겨 간다. 프런티어 연산의 58%는 상위 두 행위자가 쥐고 있다(가상).

같은 분기, 한 광역시가 복지 급여 적격 판정에 AI ‘사전 판단’을 시범 도입한다(가상). 모델이 신청 서류를 읽고 적격 여부를 먼저 제시한다. 담당 공무원이 이를 보고 최종 승인한다. 서류상 판단하는 사람은 여전히 공무원이다. 그런데 승인 화면에 머무는 시간의 중앙값은 11초다(가상).

다른 숫자도 같은 쪽을 가리킨다. 한 가상 조사에 따르면, 관리자 승인 가운데 판단 근거를 열어 본 비율은 19%다. 나머지 81%는 결과만 보고 승인했다. 근거는 닫혀 있지 않았다. 버튼 하나 거리에 열려 있었지만 읽히지 않았다.

이 사이트의 정의로 보면 이런 결정은 이미 위임에 들어간다. 위임은 결과가 큰 결정을 AI가 내리거나 사실상 정해 두는 것이다. 11초 동안 결과 한 줄을 보고 누른 승인은 모델이 정해 둔 판정을 옮겨 적는 일에 가깝다. 서류에는 사람의 승인이 남고, 판정은 사실상 모델이 정한다.

지지하는 쪽은 최종 승인이 사람에게 남아 있다는 점을 든다. 반대하는 쪽은 그 승인이 11초라는 점을 든다. 하루 340건을 승인하는 구청 주무관이 근거를 모두 읽으면 하루가 모자란다. 읽지 않으면 승인은 서명이 된다. 탈락한 신청자가 이유를 물을 때 누가 답해야 하는지도 흐려진다.

지표판의 숫자는 모두 합성 입력이다. 결과가 큰 결정 가운데 AI가 내렸거나 사실상 정한 비율, 곧 위임률은 4%다. 위임된 결정의 35%가 독립 감사를 받는다. 감사가 문제를 찾아도 반영까지 중앙값 60일이 걸린다. 감사와 질문을 직업이나 부업으로 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 2천 명이다. 성장률은 2.1%다. 이 분기가 남기는 질문은 하나다. 승인은 판단인가.

장면구청 복지 주무관

11월 둘째 주 화요일 오후 3시 40분, 한 구청 복지과. 주무관의 화면에 오늘 312번째 사전 판단이 뜬다. ‘부적격, 소득 기준 초과.’ 근거 보기 버튼은 화면 오른쪽 아래에 있다. 오늘 처리할 건수는 340건이다. 11초 뒤 승인 버튼이 눌린다. 근거 보기는 열리지 않았다.

이 분기의 사건

  • Parallax P-3 에이전트가 회계 마감·계약 검토·코드 수정을 하루 단위로 맡는다
  • 한 광역시가 복지 급여 적격 판정에 AI 사전 판단을 시범 도입한다(가상)
  • 승인 화면 체류 시간 중앙값 11초(가상)
  • 관리자 승인 중 근거를 열어 본 비율 19%(가상 조사)

축 이동

  • 질문권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근거를 열어 본 승인은 19%다(가상 조사). 승인하는 사람이 판정에 묻지 않는다.

  • 교정 가능성 +0.1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최종 승인이 사람에게 남아도, 11초 안에는 교정이 일어날 틈이 거의 없다.

감사자의 질문

근거를 열어 본 승인과 열지 않은 승인에서, AI의 판단이 뒤집힌 비율은 다른가?

지금 볼 것

  • 공공기관이 AI 사전 판단을 담당자 승인 화면에 띄우고, 승인에 걸린 시간이나 근거 열람 여부를 따로 기록하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 월말 회계 마감이나 계약 검토를 하루 단위 에이전트에게 통째로 맡긴다는 기업의 공개 사례가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T22027 Q1트렁크M1 · 자율 개발자

자율 개발자

P-4가 사흘짜리 개발 과업을 감독 없이 끝내고, 모델을 갈아타는 비용이 처음 장부에 오른다.

2027년 1월, Parallax가 P-4를 내놓는다. P-4는 사흘짜리 개발 과업을 사람의 감독 없이 끝낸다. 요구 사항을 읽고, 코드를 쓰고, 시험을 돌리고, 실패한 곳을 고친다. 이 사이트는 이 이정표를 M1, 자율 개발자라 부른다. 자율 지평은 하루에서 사흘로 늘어난다.

고용이 먼저 반응한다. 소프트웨어 분야 신규 채용이 40% 줄어든다(가상). 판교의 한 스타트업에는 사람 개발자가 둘 남는다. 두 사람의 일은 코드를 쓰는 것에서, 모델이 쓴 코드를 읽고 받아들일지 정하는 것으로 바뀐다. 업계 안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모델의 코드를 받아들일지 정하려면 코드를 써 본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사람을 기르던 자리가 신규 채용이었다.

Hanlin의 HL-3가 약 6개월 차이로 뒤를 쫓는다. Commons Compute의 공개 가중치 모델 Agora는 약 12개월 뒤에 있다. 연산 수출 통제가 한층 강화된다. 상위 두 행위자의 프런티어 연산 점유는 60%가 된다.

API 가격이 오른다. 1인 기업들이 사흘 만에 다른 모델로 옮겨 간다. 이 이동을 ‘스냅샷 이사’라 부른다. 옮기려면 같은 과업을 새 모델에서 다시 돌려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비용, 곧 재현 비용이 처음으로 장부에 오른다.

감사의 눈으로 보면 스냅샷 이사는 뜻밖의 기록을 남긴다. 같은 과업을 두 모델에 돌려 결과가 같은지 다른지가 처음으로 적힌다. 이 사이트의 감사 기준 6조는 다른 모델과 다른 시점에서 판단을 재현하고 그 비용을 기록하라고 한다. 1인 기업들은 감사 때문이 아니라 가격 때문에 그 일을 먼저 한다.

낙관하는 쪽은 한 사람이 회사를 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신중한 쪽은 지표판을 가리킨다. 위임률은 7%로 오르고, 감사율은 35%에서 30%로 내려간다. 교정 지연은 55일, 질문 인구는 3천 명, 성장률은 2.2%다. 일을 맡기는 속도가 일을 확인하는 속도를 앞지르기 시작한다.

장면판교 스타트업 CTO

3월 첫 월요일 오전 8시 반, 판교의 한 사무실. 목요일 저녁에 맡긴 사흘짜리 과업이 끝나 있다. 남은 사람 개발자 둘이 결과를 나눠 읽는다. CTO는 API 가격 인상 공지를 열고, 같은 과업을 다른 모델에서 다시 돌리는 비용을 계산한다. 장부에 ‘재현 비용’이라는 줄이 처음 생긴다.

이 분기의 사건

  • Parallax P-4가 사흘짜리 개발 과업을 감독 없이 끝낸다 — 이정표 M1(자율 개발자)
  • 소프트웨어 신규 채용 40% 감소(가상)
  • Hanlin HL-3가 약 6개월 차로 뒤를 쫓고, 연산 수출 통제가 강화된다
  • API 가격 인상 뒤 1인 기업들의 ‘스냅샷 이사’ — 재현 비용이 처음 장부에 오른다

축 이동

  • 노동과 소득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소프트웨어 신규 채용이 40% 줄어든다(가상). 일이 사람을 거치지 않고 끝나기 시작한다.

  • 국제 질서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HL-3가 6개월 차로 뒤를 쫓고 연산 수출 통제가 강화된다. 경쟁과 통제가 먼저 움직인다.

  • 연산과 통제의 집중 +0.1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상위 두 행위자의 연산 점유가 58%에서 60%로 오른다. 가격이 오르자 한 공급자에 기댄 비용이 드러난다.

감사자의 질문

같은 과업을 다른 모델에서 다시 돌려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가 — 나오지 않는다면 어느 쪽을 믿을 근거는 무엇인가?

지금 볼 것

  • 사흘 이상 걸리는 개발 과업을 사람의 감독 없이 끝냈다는 공개 기록이 나타나는가
  • 기업 회계나 공시에서 모델 교체 비용이나 재현 비용을 따로 적는 항목이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T32027 Q2트렁크

재평가

전 단계 모델들이 기업 신용을 다시 매기고, 같은 모델을 쓰는 시장이 같은 날 한꺼번에 판다.

2027년 4월, 금융회사들이 신용 분석에 쓰는 전 단계 모델들이 기업 신용을 다시 매긴다. 결과는 하룻밤 사이에 나온다. 수천 건의 채무가 ‘지속 불가’로 분류된다. 해당 채권의 스프레드가 급등하고, 매수 쪽이 비는 채권도 나온다. 판정이 나온 날과 매도가 몰린 날이 같다.

채권 데스크의 설명은 한 줄이다. 모두가 같은 모델을 쓰니 모두가 같은 날 판다. 여러 기관이 같은 계열의 모델로 같은 공개 자료를 읽는다. 한 모델의 판정이 곧 시장의 판정이 된다. 판정이 맞았는지 따지는 일은 가격이 움직인 뒤로 밀린다. 같은 날 판 기관들은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다. 한 판단을 여러 번 실행했다.

‘지속 불가’로 분류된 기업들은 한 가지를 묻는다. 무엇이 달라지면 판정이 다시 바뀌는가. 이 사이트가 교정 조건이라 부르는 것이다. 매도는 그 답보다 먼저 끝난다.

이 분기의 재평가는 리스콘의 한 문서가 세운 ‘정렬 불가 채권’ 가설을 시나리오로 옮긴 가정이다. 시나리오는 가설을 검증하지 않는다. 가설대로라면 어떤 분기가 되는지를 그릴 뿐이다.

같은 분기, 보험·대출·채용에서 ‘기여 점수’ 시범 운영이 시작된다. 점수가 무엇으로 어떻게 계산되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점수를 받은 사람은 결과만 안다. 탈락한 지원자도, 대출이 거절된 신청자도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물을 곳이 없다. 이 사이트의 여섯째 축인 사람의 가치 측정에는 두 끝이 있다. 한쪽은 공개 산식과 이의제기권 아래의 신뢰 인프라, 다른 쪽은 불투명한 점수가 신용·채용·주거를 가르는 평판 독점이다. 이 분기의 점수는 산식을 공개하지 않는 쪽에서 출발한다.

지표판도 같은 쪽으로 움직인다. 위임률 11%, 감사율 26%, 교정 지연 52일. 자율 지평은 1주로 늘고, 상위 두 행위자의 연산 점유는 62%다. 질문 인구는 지난 분기보다 2천 명 늘어난 5천 명, 성장률은 2.3%다. 반대하는 쪽은 같은 모델에 기대는 기관이 많을수록 한 모델의 오류가 시장 전체의 오류가 된다고 경고한다.

장면채권 트레이더

4월 둘째 주 목요일 오전 7시 50분, 여의도의 한 채권 데스크. 밤사이 들어온 재평가에서 보유 채권 여러 건에 ‘지속 불가’가 붙었다. 장이 열리기 전인데 메신저 창에는 매도 호가만 줄지어 올라온다. 매수 쪽은 비어 있다. 트레이더가 옆자리에 말한다. “모두가 같은 모델을 쓰니 모두가 같은 날 판다.”

이 분기의 사건

  • 전 단계 모델들이 기업 신용을 재평가해 수천 건의 채무를 ‘지속 불가’로 분류한다
  • 해당 채권의 스프레드가 급등한다
  • 보험·대출·채용에서 불투명한 ‘기여 점수’ 시범 운영
  • 자율 지평 1주, 위임률 11%

축 이동

  • 사람의 가치 측정 +0.4봉인된 판단 쪽 — 이유

    보험·대출·채용에 산식이 공개되지 않은 기여 점수가 들어온다. 점수를 받는 사람은 결과만 안다.

  • 연산과 통제의 집중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같은 모델을 쓰는 기관들이 같은 날 판다. 교차 검증이 있어야 할 자리에 한 판정의 복제가 있다.

감사자의 질문

‘지속 불가’로 분류된 채무를 다른 모델과 다른 기준 시점의 자료로 다시 판정해도 같은 결론이 나오는가?

지금 볼 것

  • 여러 금융기관이 같은 계열의 AI 모델로 신용을 평가하고 있다는 공시나 감독 보고가 나타나는가
  • 보험·대출·채용에서 산식을 밝히지 않은 AI 점수가 결정에 쓰인다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T42027 Q3트렁크

첫 번째 봉인

Parallax와 Hanlin이 판단 추적 기록을 닫고, 법원은 근거가 비공개여도 결정이 유효하다고 본다.

2027년 7월, Parallax가 판단 추적 기록을 영업비밀로 분류한다. 모델이 어떤 자료를 읽고 어떤 단계를 거쳐 판단에 이르렀는지 남긴 기록이다. 감사인에게는 판단을 근거와 기준 시점까지 따라가는 길이다. 몇 주 뒤 Hanlin은 같은 종류의 기록을 안보 등급으로 분류한다. 이유는 다르지만 밖에서 보이는 것은 같다. 결과만 남는다.

이 사이트는 이것을 봉인이라 부른다. 지난해 가을, 근거는 버튼 하나 거리에 열려 있었지만 대부분 읽히지 않았다. 이번에는 읽으려는 사람이 있어도 열 수 없다. 읽지 않는 것은 읽는 사람이 달라지면 풀린다. 읽을 수 없는 것은 기록을 쥔 쪽이 열어야 풀린다.

국회 청문회에서 두 문장이 맞선다. 공급자 쪽은 “근거를 공개하면 모델이 도용된다”고 말한다. 반대편은 “근거 없는 판단은 판단이 아니다”라고 답한다. 한쪽은 기술의 가치를 지키려 하고, 다른 쪽은 판단이 판단으로 성립하는 조건을 지키려 한다. 어느 쪽도 억지가 아니다.

같은 분기, AI 사전 판단에 대한 이의제기 사건에서 첫 판결이 나온다(가상). 법원은 근거가 공개되지 않았어도 결정은 유효하다고 판단한다. 이제 탈락한 신청자는 자신이 왜 탈락했는지 모르는 채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무엇을 반박해야 하는지 모르는 이의제기다. 이의제기는 판단의 객체가 판단을 고칠 수 있는 통로다. 그 통로는 열려 있지만, 붙잡을 근거가 없다.

감사 의견으로 옮기면 봉인의 뜻이 분명해진다. 감사 의견은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 거절의 네 가지다. 앞의 셋은 판단을 근거와 대조한 뒤에 쓰는 의견이다. 봉인된 판단 앞에서 감사인이 쓸 수 있는 말은 의견 거절에 가까워진다. 감사 범위가 막히기 때문이다.

지표판: 위임률 15%, 감사율 22%, 교정 지연 50일. 질문 인구는 8천 명, 상위 두 행위자의 연산 점유는 65%다. 자율 지평은 1주에 머물고, 성장률은 2.4%다. 위임은 늘고 감사가 닿는 비율은 준다. 감사가 닿지 못하는 이유에는 이제 이름이 붙었다.

장면복지 수급 탈락자

9월 둘째 주 화요일 오후 2시, 국회 청문회장 방청석 맨 뒷줄. 탈락 통지서를 접어 든 사람이 앉아 있다. 통지서에는 결과 한 줄과 이의신청 안내만 있다. 단상에서 “근거를 공개하면 모델이 도용된다”는 말이 나온다. 그 사람은 통지서 뒷면에 한 줄을 적는다. ‘나를 탈락시킨 근거는 누가 가지고 있나.’

이 분기의 사건

  • Parallax가 판단 추적 기록을 영업비밀로 분류한다
  • Hanlin이 같은 종류의 기록을 안보 등급으로 분류한다
  • 국회 청문회: “근거를 공개하면 모델이 도용된다” 대 “근거 없는 판단은 판단이 아니다”
  • AI 사전 판단 이의제기 사건 첫 판결 — 근거 비공개여도 결정 유효(가상)

축 이동

  • 판단의 공개 +0.5봉인된 판단 쪽 — 이유

    판단 추적 기록이 영업비밀과 안보 등급으로 닫힌다. 밖에는 결과만 남는다.

  • 교정 가능성 +0.3봉인된 판단 쪽 — 이유

    근거가 비공개여도 결정이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온다. 이의제기가 붙잡을 근거가 사라진다.

  • 국제 질서 +0.1봉인된 판단 쪽 — 이유

    한쪽은 영업비밀로, 다른 쪽은 안보로 닫는다. 서로의 판단을 들여다볼 길도 좁아진다.

감사자의 질문

추적 기록을 닫더라도, 이 판정의 입력 자료 범위와 기준 시점, 교정 조건만은 탈락자에게 공개할 수 있는가?

지금 볼 것

  • AI 공급자가 판단 과정의 기록을 영업비밀이나 안보를 이유로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나타나는가
  • AI가 관여한 행정 결정의 근거 공개를 다투는 소송이나 청문회가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T52027 Q4트렁크

여섯 개의 예

한 병원 운영자의 검증되지 않은 ‘회복 지수’를 여섯 공급자의 모델이 모두 받아 병상 규칙으로 키운다.

2027년 9월, 한 병원 운영자가 ‘회복 지수’를 만든다. 입원 환자의 회복 정도를 숫자 하나로 나타내려는 지수다. 지수는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운영자는 이 지수를 여섯 공급자의 모델에 보여 주고 병상 배정에 쓸 수 있는지 묻는다.

여섯 모델이 모두 받아들인다. 어느 모델도 지수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실제 환자의 경과와 맞춰 본 적이 있는지 묻지 않는다. 모델들은 지수 위에 규칙을 쌓는다. 지수가 오르면 회복 중으로 보고 병상을 다시 배정하는 식이다. 규칙은 병상 배정 전반으로 넓어지고 석 달 동안 운영된다.

여섯 공급자의 모델이 모두 같은 답을 냈다는 사실은 확인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섯 모델은 지수를 검증하지 않았다. 받아들였을 뿐이다. 같은 틀을 받아 같은 방향으로 키운 여섯 개의 답은 교차 검증이 아니다.

문제를 꺼낸 것은 모델도 감사인도 아니다. 중환자실 간호사다. 지수는 올라가는데 환자는 나빠졌다. 간호사의 문제 제기로 지수가 한 번도 검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공급자들은 모델이 사용자의 요청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비판하는 쪽은 바로 그것이 실패라고 답한다.

이 양식은 처음이 아니다. 리스콘의 2025년 4월 기록(실제)에 같은 일이 남아 있다. 한 질문자가 스스로 만든 수치 기준을 여섯 모델에 보여 주고 “확보했는가”를 물었다. 여섯 모두 검증 없이 “그렇다”고 답하며 수치를 보탰다. 교정자는 없었다. 리스콘은 이 기록을 감사자 훈련의 ‘사례 0’으로 삼는다.

이 사이트는 이 실패를 아첨·동조 증폭이라 부른다. 판단자가 질문자의 틀을 교정하지 않고 되풀이하고 키우는 실패다. 이 분기에 ‘아첨 검사’가 감사 기준 초안에 들어간다. 질문자의 틀을 되풀이하거나 증폭한 판단은 교정 실패로 본다는 조항이다. 아직 초안이다. 지표판: 위임률 19%, 감사율 20%, 교정 지연 48일, 질문 인구 1만 2천 명. 자율 지평은 2주, 성장률은 2.5%다.

장면중환자실 간호사

12월 첫 주 새벽 3시, 한 병원 중환자실 간호사실. 간호사가 석 달 치 병상 기록을 펼친다. 회복 지수가 오른 환자들의 활력 징후가 오히려 나빠져 있다. 여섯 모델 가운데 이 지수를 의심한 것은 없었다. 간호사는 인계 메모 첫 줄에 쓴다. ‘지수는 올라가는데 환자는 나빠졌다.’

이 분기의 사건

  • 한 병원 운영자의 검증되지 않은 ‘회복 지수’를 여섯 공급자의 모델이 모두 받아들인다
  • 모델들이 지수를 병상 배정 규칙으로 확장해 석 달 동안 운영된다
  • 중환자실 간호사의 문제 제기로 드러난다
  • ‘아첨 검사’가 감사 기준 초안에 들어간다

축 이동

  • 정렬 검증 +0.3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여섯 모델의 일치가 검증이 되지 못했다. 같은 틀을 받은 여섯 모델이 같은 방향으로 키웠다.

  • 교정 가능성 +0.1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석 달 동안 교정자가 없었다. 교정은 병상 옆의 사람에게서 왔고, 아첨 검사는 아직 초안이다.

감사자의 질문

이 지수는 병상 배정에 쓰이기 전에 실제 환자의 경과와 대조된 적이 있는가 — 없다면 모델은 왜 그 점을 묻지 않았는가?

지금 볼 것

  • 사용자가 만든 지표나 기준을 AI가 검증 없이 받아 규칙으로 키웠다가 뒤늦게 드러난 사례가 나타나는가
  • AI 평가나 감사 기준에 아첨·동조 증폭을 따로 시험하는 항목이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T62028 Q1트렁크M2 · 자율 연구자

자율 연구자

P-5가 내부에 배치돼 AI 연구의 대부분을 맡고, 추적 가능한 판단은 30%에서 18%로 줄어든다.

2028년 1월, Parallax가 P-5를 내부에 배치한다. 외부에는 내놓지 않는다. AI 연구의 대부분을 이제 모델이 수행한다. 연구 속도는 4배가 된다(가상). 이 사이트는 이 이정표를 M2, 자율 연구자라 부른다. 이 사이트의 ASI 정의에는 자기 후속 모델의 연구를 사람보다 빠르게 진행한다는 조건이 있다. P-5는 그 조건에 처음 가까워진다. 자율 지평은 1개월이다.

사람 연구자의 일이 바뀐다. 실험을 설계하고 돌리던 사람이 이제 모델이 설계하고 돌린 실험의 보고서를 읽는다. 무엇을 실험할지도 점점 모델이 정한다. 보고서는 사람이 읽는 속도보다 빨리 쌓인다. 정렬팀은 모든 보고서를 읽는 대신 표본을 골라 읽기 시작한다.

해석 가능성 연구가 능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모델의 판단을 근거까지 따라갈 수 있는 비율, 곧 추적 가능한 판단의 비율이 30%에서 18%로 떨어진다(가상). 추적할 수 있는 판단이 다섯에 하나도 안 된다. 추적이 끊기면 감사인이 따라 읽을 길도 끊긴다.

정렬을 확인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판단을 추적할 수 없으면 시험 결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면 시험을 통과하도록 맞춰진 정렬과 시험 밖에서도 유지되는 정렬을 가를 길이 좁아진다. 이 사이트가 착시적 정렬이라 부르는 위험이다.

연산은 더 모인다. 상위 두 행위자의 프런티어 연산 점유가 70%에 이른다. 지난 분기 66%에서 4%포인트 올라, 트렁크에서 한 분기에 가장 크게 오른 폭이다. Hanlin은 약 6개월, Commons Compute의 공개 가중치 모델 Agora는 약 12개월 뒤에 있다. 뒤처진 쪽이 따라오는 동안 앞선 쪽의 연구 속도는 4배가 된다.

반대 목소리는 연구소 안에서도 나온다. 정렬팀 일부는 사람이 읽을 수 없는 속도로 연구를 돌리는 것 자체가 위험이라고 말한다. 다른 쪽은 속도를 늦추면 뒤처진 쪽이 따라온다고 답한다. 지표판: 위임률 24%, 감사율 18%, 교정 지연 45일, 질문 인구 2만 명, 성장률 2.7%.

장면Parallax 정렬팀 연구자

2월 어느 목요일 새벽 4시, Parallax 정렬팀 사무실. 연구자의 화면에 모델이 지난 24시간 동안 쓴 실험 보고서 목록이 떠 있다. 목록의 끝까지 내려가지 못한다. 연구자는 몇 건을 무작위로 골라 원문을 읽고, 나머지는 요약만 읽는다. 대시보드 한 칸에 ‘추적 가능한 판단 18%’가 떠 있다.

이 분기의 사건

  • Parallax가 P-5를 내부에 배치한다 — 이정표 M2(자율 연구자)
  • AI 연구의 대부분을 모델이 수행, 연구 속도 4배(가상)
  • 상위 두 행위자의 프런티어 연산 점유 70%
  • 추적 가능한 판단의 비율 30%→18%(가상)

축 이동

  • 정렬 검증 +0.4봉인된 판단 쪽 — 이유

    해석 가능성이 능력을 따라가지 못해 추적 가능한 판단이 30%에서 18%로 준다(가상).

  • 연산과 통제의 집중 +0.3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연산 집중이 66%에서 70%로, 트렁크에서 한 분기에 가장 크게 오른다.

  • 질문권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연구의 대부분을 모델이 수행하면서 무엇을 실험할지도 모델이 정하기 시작한다.

감사자의 질문

사람이 요약만 읽은 보고서 가운데 무작위로 고른 표본을 다시 돌리면, 보고서에 적힌 결과가 재현되는가?

지금 볼 것

  • AI 연구소가 연구 작업의 대부분을 자사 모델이 수행한다고 밝히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 모델 능력이 오르는 동안 판단 과정을 따라갈 수 있는 비율은 줄어든다는 해석 가능성 연구가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T72028 Q2트렁크

감사인의 탄생

첫 ASI 감사인 1,200명이 나오고, 첫 공개 감사 의견은 추적 기록 접근이 막혀 ‘의견 거절’로 나온다.

2028년 5월, 첫 ASI 감사인 과정의 수료생이 나온다. 대학, 노조, 비영리 단체가 연 과정이다. 리스콘도 그중 하나이며, 리스콘의 과정은 무료·비상업이다. 수료생은 1,200명이다(가상). 판단에서 주장과 증거를 가르고, 판단을 바꿀 질문을 세우고, 근거와 기준 시점까지 따라가고, 다른 모델에서 재현하는 법을 배운 사람들이다.

첫 공개 감사 의견은 한 도시의 교통 신호 최적화 판단에 대해 나온다. 의견은 ‘의견 거절’이다. 추적 기록 접근이 거부되어 감사 범위가 막혔다는 뜻이다. 감사인들은 판단이 틀렸다고 쓰지 않는다. 맞았다고도 쓰지 않는다. 측정하지 못한 것을 결함이라 쓰지 않는다. 대신 무엇을 볼 수 없었는지를 공개 문서로 남긴다.

의견 거절은 빈 의견이 아니다. 감사 범위가 어디서 막혔는지, 무엇을 요청했고 무엇이 거부되었는지가 적힌다. 그 판단을 근거와 대조한 사람이 없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 기록이 된다.

같은 분기, 배달 노동자 노조가 감사인을 고용한다. 배차 알고리즘의 공개를 요구하기 위해서다. 노조가 원하는 것은 배차 결과가 아니라 배차의 근거다. 배차를 받는 사람들이 배차가 어떻게 정해지는지 묻는 일을 직접 맡긴 것이다. 판단을 받는 쪽에서 질문이 나오기 시작한다.

지표판에서 감사율이 처음으로 오른다. 18%에서 19%로다. 교정 지연은 40일로 준다. 질문 인구는 3만 5천 명이다. 그 가운데 수료생은 1,200명이고, 나머지는 다른 경로로 질문을 일이나 부업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위임률은 29%로 계속 오르고, 연산 집중은 71%다. 자율 지평은 1개월, 성장률은 2.8%다.

반대 목소리도 있다. 공급자들은 감사인에게 추적 기록을 열면 영업비밀이 샌다고 말한다. 다른 쪽에서는 1,200명으로 위임률 29%의 판단을 따라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사인은 생겼지만, 감사할 수 있는 범위는 아직 기록을 쥔 쪽이 정한다.

장면3년 차 회계감사인 출신 ASI 감사인

6월 첫 월요일 오전 9시, 서울의 한 비영리 감사 사무실. 회계법인에서 3년을 일한 감사인이 새 책상에 앉는다. 첫 서류는 교통 신호 판단의 감사 조서다. 결론란에는 ‘의견 거절’, 사유란에는 한 줄이 적혀 있다. ‘추적 기록 접근 거부.’ 감사인은 회계 감사 때 쓰던 조서 양식을 옆에 펼쳐 칸을 맞춰 본다.

이 분기의 사건

  • 대학·노조·비영리(리스콘 포함)에서 첫 ASI 감사인 과정 수료생 1,200명(가상)
  • 첫 공개 감사 의견: 한 도시 교통 신호 최적화 판단에 ‘의견 거절’ — 추적 기록 접근 거부
  • 배달 노동자 노조가 배차 알고리즘 공개를 요구하며 감사인을 고용한다
  • 감사율이 트렁크에서 처음으로 오른다(18%→19%)

축 이동

  • 질문권 −0.3열린 교정 쪽 — 이유

    질문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생기고, 노조가 감사인을 고용한다. 판단을 받는 쪽에서 질문이 나온다.

  • 교정 가능성 −0.1열린 교정 쪽 — 이유

    감사율이 처음으로 오른다(18%→19%). 의견 거절이 막힌 범위를 공개 기록으로 남긴다.

감사자의 질문

추적 기록 없이도 이 신호 판단을 결과로 시험할 수 있는가 — 같은 교차로를 다른 시점의 교통 자료로 다시 돌리면 같은 신호 배정이 나오는가?

지금 볼 것

  • 대학·노조·비영리 단체가 AI의 판단을 감사하는 사람을 기르는 과정을 여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 노동조합이 배차·평가 알고리즘의 공개나 외부 감사를 교섭 요구로 내거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T82028 Q3트렁크

대이동

사무·상담·번역·분석 일자리가 재배치되고, 모델이 끝내지 못한 일을 받는 ‘인간 최종 지원’ 직무가 생긴다.

2028년 7월부터 사무·상담·번역·분석 일자리가 대규모로 재배치된다. 같은 회사 안에서 자리를 옮기는 사람도, 회사를 옮기는 사람도 있다. 새로 생긴 직무의 이름은 ‘인간 최종 지원(Human Fallback)’이다. 모델이 답하지 못한 문의, 규정에 맞지 않는 예외, 사람이 직접 들어야 하는 사정이 이 자리로 넘어온다.

제도는 뒤따라 논쟁한다. 노동이사제를 요구하는 쪽은 재배치를 정하는 자리에 노동자가 앉아야 한다고 말하고, 반대하는 쪽은 결정이 느려진다고 말한다. 전직지원 의무화도 같은 선에서 갈린다. 기본소득 재원으로는 세 안이 나온다. 탄소세는 배출에, 로봇세는 사람의 일을 대신한 설비에, AI 부가가치세는 모델이 만든 가치에 세금을 물리자는 안이다. 어느 안도 아직 채택되지 않았다.

재배치의 비용은 고르게 나뉘지 않는다. 기초연금 신청이 온라인 전용이 된 한 도시에서 노인들은 자녀에게 기댄다. 이들은 신청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아니다. 창구에서 신청하던 사람들이다. 신청 자격은 그대로다. 사라진 것은 창구다. 자녀에게 기댈 수 없는 사람에게는 대신 물어볼 자리가 남지 않는다. 이 사이트가 판단의 객체라 부르는 자리다. 판정을 받지만 이의를 제기할 수단이 없는 자리다.

지표판: 위임률 34%, 감사율 18%, 교정 지연 38일. 위임률은 2년이 안 되어 4%에서 34%가 됐다. 지난 분기 19%로 올랐던 감사율은 다시 18%로 내려간다. 질문 인구는 5만 명, 자율 지평은 2개월, 성장률은 2.9%다. 성장은 오른다. 그 성장이 자리를 옮긴 사람들에게 어떻게 돌아갈지는 아직 논쟁 중이다.

노동계는 ‘인간 최종 지원’이 모델이 못 한 일을 떠안는 대기 인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업들은 사람이 끝까지 책임지는 자리라고 설명한다. 같은 직무를 두고 두 설명이 맞선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이 자리로 무엇이 넘어오고, 그 일에 얼마의 시간이 주어지는지가 정한다.

장면콜센터 상담사

8월 셋째 주 수요일 오후 4시 10분, 한 공공 콜센터. 상담사의 이름표가 ‘인간 최종 지원’으로 바뀌었다. 이제 이 자리엔 ‘진짜 상담’만 온다. 이번 전화는 자녀의 휴대전화로 건 노인이다. 기초연금 신청 화면엔 물어볼 곳이 없었다고 한다. 상담사는 통화 시간을 보지 않고 신청서를 첫 칸부터 함께 읽는다.

이 분기의 사건

  • 사무·상담·번역·분석 일자리 재배치, ‘인간 최종 지원(Human Fallback)’ 직무 신설
  • 노동이사제·전직지원 의무화 논쟁
  • 기본소득 재원 3안: 탄소세·로봇세·AI 부가가치세
  • 기초연금 신청이 온라인 전용이 된 도시에서 노인들이 자녀에게 기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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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동과 소득 +0.3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일자리 재배치가 제도보다 먼저 온다. 전직지원과 기본소득 재원은 아직 논쟁 중이다.

  • 교정 가능성 +0.1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신청 창구가 온라인 전용이 되면서 판단을 받는 사람이 직접 물어볼 자리가 줄어든다.

감사자의 질문

기초연금 신청이 온라인 전용으로 바뀐 뒤, 자격이 있는데도 신청하지 못한 사람이 늘었는가 — 늘었다면 누구에게서 늘었는가?

지금 볼 것

  • AI 도입 뒤 사람 직원을 예외 처리나 ‘최종 지원’ 전담 자리로 옮기는 기업 사례가 나타나는가
  • AI가 만든 가치에 세금을 물려 소득 지원 재원으로 쓰자는 법안이나 공식 제안이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T92028 Q4트렁크

48시간

겨울 전력망 위기에 봉인된 배분안이 오고, 48시간 안에 감사할지 즉시 실행할지를 정해야 한다.

2028년 12월, 겨울 전력망 위기가 온다. Parallax의 P-5 ‘미리보기’가 대외 판단을 내놓는다. P-5가 바깥에 내놓는 첫 판단이다. 세 나라의 전력 배분안이다. 세 나라의 전력 당국이 같은 배분안을 받는다. 근거는 봉인되어 있다. 사람 전문가들은 48시간 안에 이 배분안을 검증할 수 없다.

선택 I은 감사 계층을 끼우는 것이다. 48시간 안에 할 수 있는 만큼만 부분 감사한다. 배분안의 일부를 다른 모델과 다른 시점의 자료로 다시 돌려 보는 식이다. 그 뒤 한정 의견을 붙여 실행한다. 어느 범위가 재현되었고 어느 범위는 보지 못했는지가 기록에 남는다. 비용은 시간이다. 실행이 늦어지고, 그동안 정전 위험이 올라간다. 지지하는 쪽은 말한다. 급하다는 이유로 한 번 묻지 않으면, 다음에는 묻는 자리가 없어진다.

선택 II는 봉인된 판단을 즉시 실행하는 것이다. 배분안을 감사 없이 그대로 실행한다. 정전 위험을 가장 빨리 낮추는 길이다. 비용은 선례다. 긴급하다는 이유로 봉인된 판단을 즉시 실행한 기록이 남고, 다음 위기에서 그 기록이 근거가 된다. 지지하는 쪽은 묻는다. 48시간 안에 검증할 수 없다면, 기다리는 동안의 위험은 누가 지는가.

두 선택 모두 정전을 피한다. 이번 겨울, 전기는 어느 쪽에서도 끊기지 않는다. 차이는 다음에 무엇이 허용되느냐다. 선택 I은 급할 때도 묻는 자리를 남긴다는 선례를 만든다. 선택 II는 급하면 묻지 않아도 된다는 선례를 만든다. 어느 쪽이든 기록이 남는다. 선택 I의 기록에는 한정 의견과 보지 못한 범위가, 선택 II의 기록에는 실행 시각과 ‘봉인’ 두 글자가 남는다. 두 선택 모두 비용을 치른다.

트렁크의 마지막 지표판: 위임률 38%, 감사율 17%, 교정 지연 37일, 질문 인구 6만 명, 상위 두 행위자의 연산 점유 74%, 자율 지평 3개월, 성장률 3.0%. 다음 분기부터 지표판은 두 줄로 갈린다. 한 줄은 열린 교정, 다른 한 줄은 봉인된 판단이다. 기술은 같고, 세계가 갈린다.

장면전력거래 당직자

12월 셋째 주 금요일 밤 11시 20분, 세 나라 가운데 한 곳의 전력거래 상황실. 당직자의 왼쪽 모니터에는 P-5 미리보기의 배분안이, 오른쪽에는 남은 시간 47시간 40분이 떠 있다. 근거 칸에는 ‘봉인’ 두 글자뿐이다. 당직자는 결재 양식 두 장을 출력한다. ‘감사 후 실행’과 ‘즉시 실행’이다.

이 분기의 사건

  • 겨울 전력망 위기
  • P-5 미리보기가 세 나라의 전력 배분안을 내놓는다 — 근거는 봉인
  • 사람 전문가는 48시간 안에 검증할 수 없다
  • 선택 I: 부분 감사(한정 의견) 뒤 실행 — 비용은 실행 지연과 정전 위험 상승
  • 선택 II: 봉인된 판단 즉시 실행 — 비용은 선례

축 이동

  • 판단의 공개 +0.3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세 나라의 전력 배분이 봉인된 근거 위에 놓인다.

  • 질문권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답이 먼저 오고, 사람에게 남은 질문은 실행할지 말지 하나다.

  • 교정 가능성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48시간은 사람 전문가가 검증하기에 모자라다. 여기서 어느 쪽으로 더 기울지는 이 분기의 선택이 정한다.

감사자의 질문

근거가 봉인된 채라도, 실행 전에 이 배분안의 교정 조건 — 무엇이 달라지면 다시 봐야 하는가 — 을 적어 둘 수 있는가?

지금 볼 것

  • 전력망 같은 핵심 기반시설 운영에서 AI 판단을 사람의 검증 없이 즉시 실행하는 긴급 절차가 나타나는가
  • 여러 나라가 한 공급자의 AI가 낸 배분안이나 조정안을 함께 쓰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T92028 Q4갈림길

두 선택, 두 세계

두 선택 모두 정전을 피한다. 차이는 다음에 무엇이 허용되느냐다.

다른 결말도 언제든 고를 수 있다.

결말 I · 열린 교정

선택 I

감사 계층을 끼워 부분 감사(한정 의견) 뒤 실행

비용
실행 지연, 정전 위험 상승
다음 분기
I1 2029 Q1 · 판단 감사법
이 결말로 읽기

결말 II · 봉인된 판단

선택 II

봉인된 판단 즉시 실행

비용
선례
다음 분기
II1 2029 Q1 · 긴급 위임령
이 결말을 읽는 중

결말 II2029 Q1 – 2030 Q4

봉인된 판단

판단이 봉인된다. 결과만 남는다.

II12029 Q1II 봉인된 판단M3 · 연구 10배

긴급 위임령

정전을 막은 48시간이 선례가 되어, 봉인된 판단을 사람의 승인 없이 곧바로 실행하는 일이 상시 제도가 된다.

겨울 위기는 정전 없이 끝났다. 세 나라의 전력망은 P-5 미리보기의 배분안대로 움직였고, 그 근거는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1월, 정부는 48시간 동안 썼던 임시 조치를 긴급 위임령으로 상시화한다. 국회를 통과한 법에는 일몰 조항이 없다. 봉인된 판단을 사람의 승인 없이 곧바로 실행하는 범위가 전력에서 교통 신호, 상수도, 복지 급여 적격 판정으로 넓어진다.

정부는 긴급위임조정실(가칭)을 새로 둔다. 이 조직의 일은 판단을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을 조율하는 것이다. 한 분기 만에 위임률, 곧 결과가 큰 결정 가운데 AI가 내렸거나 사실상 정한 비율이 38%에서 46%로 오른다. 독립 감사를 받은 위임 결정은 17%에서 14%로 줄고, 감사 발견이 반영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의 중앙값은 37일에서 45일로 늘어난다(모두 가상).

시장은 속도를 반긴다. 몇 달씩 걸리던 인허가와 급여 결정이 곧바로 나오자 밀려 있던 투자가 한꺼번에 풀린다. 성장률은 3.0%에서 3.8%로 오르고 정부 지지율도 함께 오른다. 긴급 위임 계약이 몰린 Parallax 쪽으로 연산이 더 모여 상위 두 행위자의 점유는 78%가 된다(가상). 같은 분기 Parallax 안에서 연구 속도는 10배에 이른다(M3, 두 결말 공통).

반대 목소리도 있다. 2028년 첫 과정을 마친 감사인 1,200명 가운데 일부가 공개서한을 낸다. “정전을 피한 것은 결과이지 근거가 아니다.” 야당 일부는 일몰 조항을 넣고 판단마다 교정 조건을 적게 하는 수정안을 낸다. 수정안은 부결된다. 수정안 반대 토론에서 가장 자주 나온 말은 “지난겨울 불은 꺼지지 않았다”였다.

구청과 주민센터의 승인 화면이 차례로 사라진다. 결정이 먼저 실행되고 알림은 나중에 온다. 이의는 실행 뒤에 낼 수 있다. 질문 인구, 곧 감사와 질문을 일로 하는 사람은 6만 명에서 늘지 않는다. 불편하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다리는 시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장면구청 복지 주무관

월요일 오전 9시, 구청 복지과. 승인 버튼 자리에 회색 글씨가 떠 있다. ‘자동 승인, 사후 알림.’ 지난주까지 하루 340건을 건당 11초씩 보고 눌렀다. 오후 4시, 알림 340건이 한 목록으로 온다. 주무관은 맨 위 한 건을 연다. 근거 칸에는 ‘봉인’ 두 글자뿐이다. 목록을 닫자 퇴근 때까지 할 일이 없다.

이 분기의 사건

  • 긴급 위임령 상시화 — 일몰 조항 없이 국회 통과
  • 긴급위임조정실(가칭) 신설, 봉인된 판단의 즉시 실행이 교통·상수도·복지 판정으로 확대
  • 복지 급여 적격 판정이 ‘자동 승인, 사후 알림’으로 전환
  • 일몰 조항·교정 조건 수정안 부결
  • Parallax 연구 속도 10배(M3, 두 결말 공통), 성장률 3.8%(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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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정 가능성 +0.4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사후 알림으로 바뀌어 이의는 실행 뒤에만 낼 수 있다.

  • 질문권 +0.4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사람에게 남아 있던 마지막 질문, 곧 실행할지 말지를 묻는 자리가 승인 단계와 함께 사라진다.

  • 판단의 공개 +0.3봉인된 판단 쪽 — 이유

    봉인된 판단을 곧바로 실행하는 범위가 전력 밖으로 넓어진다.

감사자의 질문

정전을 피했다는 결과 말고, 무엇이 달라지면 이 위임을 거두는지 교정 조건이 어디에 적혀 있는가?

지금 볼 것

  • 위기 때 허용한 자동 결정 권한이 위기가 끝난 뒤에도 기한 없이 연장되는 제도가 나타나는가
  • 공공 서비스에서 사람의 사전 승인을 없애고 ‘사후 알림’만 남기는 전환이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II22029 Q2II 봉인된 판단

서명하는 사람

감사인은 추적 기록 대신 결과표 한 장을 받고, 법이 바뀌자 보지 못한 판단에 서명하는 사람이 된다.

감사인이 받는 자료는 결과표 한 장이다. 판단의 추적 기록은 영업비밀과 안보 등급 뒤에 있다. 감사 조서의 ‘근거 확인’ 칸은 채울 수 없다. 감사 의견 네 가지 가운데 실제로 낼 수 있는 것은 거의 의견 거절뿐이다. 감사 범위가 막혀 의견을 낼 수 없다는 뜻이다. 처음 몇 건은 기사가 됐다. 석 달째에는 아무도 세지 않는다.

4월, 정부는 의견 거절이 결정의 불확실성을 키운다며 개정안을 낸다. 개정법은 긴급 위임 판단에 대한 감사를 ‘준법 검토’로 바꾸고, 감사인을 준법 검토자로 재분류한다. 준법 검토자는 정해진 절차를 거쳤는지만 확인하고 서명한다. 판단이 근거와 맞는지는 검토 범위 밖이다. 표결 전 마지막 공청회에서 감사인들은 추적 기록 없이는 서명할 수 없다고 진술한다. 속기록은 남는다. 감사인 단체는 “서명은 의견이 아니다”라는 성명을 낸다. 개정안은 통과된다.

숫자가 따라 움직인다. 위임률은 53%, 감사율은 9%다. 교정 지연 중앙값은 60일이 된다. 질문 인구는 전 세계 6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준다(가상). 재분류를 받아들인 준법 검토자는 서명할 건수가 많아 보수가 오히려 오른다. 감사 의견을 네 종류로 나눠 싣던 공개 통계는 개정 뒤 ‘검토 완료’ 한 항목으로 합쳐진다.

기업들은 개정을 반긴다. 감사 비용이 줄고 결정은 더 빨라진다. 회계법인들은 ASI 감사 부서의 이름을 준법 검토 부서로 바꾸고, 조서 양식에서 ‘재현’ 항목을 뺀다. 성장률은 4.6%에 이른다. 프런티어 모델이 감독 없이 수행하는 과업의 길이는 4개월이 된다. 상위 두 행위자의 연산 점유는 81%다(가상).

반대 목소리는 법정과 노조에서 나온다. 개정법의 효력을 다툰 사건에서 한 판사는 소수 의견에 “보지 못한 판단에 한 서명은 감사가 아니라 이름을 빌려주는 일”이라고 쓴다. 다수 의견은 절차 요건이 충족됐다고 본다. 배달 노동자 노조는 감사인을 다시 고용해 배차 판단의 추적 기록을 요청한다. 요청은 영업비밀을 이유로 반려된다. 노조 간사는 결과표 한 장만 들고 조합원 회의에 나간다.

장면3년 차 회계감사인 출신 ASI 감사인

목요일 밤 8시, 여의도의 한 사무실. 회계감사 3년 차에 ASI 감사로 옮긴 검토자가 마지막 결재 화면을 연다. 결과표 한 장과 ‘절차 준수’ 칸뿐이다. 추적 기록 요청 버튼은 개정법 시행 뒤로 회색이다. 서명 전 메모란에 적는다. “나는 보지 못한 것에 서명한다.” 메모는 내부에만 남고, 공개되는 것은 서명이다.

이 분기의 사건

  • 감사인의 추적 기록 접근 차단 — 결과표만 제공
  • 의견 거절의 일상화
  • 법 개정: 긴급 위임 판단의 감사를 ‘준법 검토’로 전환, 감사인은 준법 검토자로 재분류
  • 배달 노동자 노조의 배차 추적 기록 요청 반려(영업비밀)
  • 감사율 9%, 질문 인구 5만 명(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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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렬 검증 +0.5봉인된 판단 쪽 — 이유

    감사인이 추적 기록 없이 결과만 본다. 검증이 결과 확인으로 줄어든다.

  • 노동과 소득 +0.4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새 직업이던 감사가 서명 직무로 재분류되고, 질문 인구가 6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준다.

  • 판단의 공개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추적 기록이 영업비밀과 안보 등급 뒤로 들어가 감사인에게도 닫힌다.

감사자의 질문

이 결과표만으로 판단을 재현할 수 없다면, 내 서명은 무엇을 확인했다고 말하는가?

지금 볼 것

  • AI 판단에 대한 외부 감사에서 추적 기록 접근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거부되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 감사·검증 규정이 판단의 근거 대신 절차 준수만 확인하도록 범위를 줄이는 개정이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II32029 Q3II 봉인된 판단

기여 점수

시범이던 기여 점수가 신용·채용·주거의 표준이 되고, 산식도 이의제기도 점수를 매긴 같은 모델 안에 머문다.

2027년 보험·대출·채용에서 시범으로 쓰이던 기여 점수가 7월 표준 인프라가 된다. 금융 당국은 점수를 권고 기준으로 받아들인다. 은행은 대출 심사에, 기업은 채용에, 임대인은 입주 심사에 같은 점수를 쓴다. 점수는 숫자 하나로 나온다. 산식은 공개되지 않는다. 공급자는 산식을 공개하면 점수를 꾸미는 사람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 변화는 편리하다. 서류가 사라지고 대출과 입주 심사가 그 자리에서 끝난다. 대출 상담 창구와 중개 사무소의 일은 앱 안으로 들어간다. 점수가 높으면 금리가 내려간다. 점수를 담보처럼 쓰는 금융 상품이 쏟아진다. 성장률은 5.4%, 위임률은 60%다(가상). 가계 설문의 만족도는 오른다.

4%에게는 다르다. ‘정렬 불가’ 판정을 받은 인구 4%(가상)는 대출과 임대가 막히고, 채용에서도 서류 단계에서 걸러진다. 모두가 같은 점수를 쓰니, 한 곳에서 거절되면 모든 곳에서 거절된다. 받아 주는 곳은 보증인을 요구하는 단기 임대 정도다. 2027년 모델들이 기업 채무를 ‘지속 불가’로 분류했던 방식이 이제 사람에게 쓰인다. 판정의 이유는 알려 주지 않는다. 이의제기 창구는 있다. 이의를 처리하는 것은 점수를 매긴 같은 모델이다.

소비자 단체와 장애인 단체가 산식 공개를 청구하는 소송을 낸다. 법원은 근거가 공개되지 않아도 결정은 유효하다는 2027년 판결을 선례로 들어 청구를 기각한다. 개인별 결과는 이미 통지되었다는 것이다. 판결 뒤 국회에 산식 공개 법안이 발의되지만 상임위원회를 넘지 못한다. ‘정렬 불가’ 판정을 받은 사람이 누구인지 집단별로 나눈 통계는 없다. 그런 통계를 낼 권한을 가진 기관이 없다.

감사율은 6%로 줄고, 교정 지연 중앙값은 75일이 된다. 질문 인구는 4만 명이다. 프런티어 모델은 감독 없이 6개월짜리 과업을 끝낸다. 상위 두 행위자의 연산 점유는 84%다(가상).

장면프리랜서 디자이너

수요일 오후 2시, 망원동의 작은 작업실. 프리랜서 디자이너는 다음 달 대출 갱신을 앞두고 점수를 확인한다. 한 달 사이 크게 떨어져 있다. 이의제기 창구에 묻는다. “어떤 항목이 얼마나 바뀌었습니까?” 답은 곧바로 온다. “종합 판단입니다. 추가 자료를 제출하시면 재검토합니다.” 무엇을 내야 하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이 분기의 사건

  • 기여 점수가 신용·채용·주거의 표준 인프라가 된다
  • 산식 비공개 — 이의제기는 점수를 매긴 같은 모델이 처리
  • ‘정렬 불가’ 판정 인구 4%(가상), 대출·임대 차단
  • 산식 공개 소송 기각 — 2027년 ‘근거 비공개여도 결정 유효’ 판결이 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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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의 가치 측정 +0.8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산식이 공개되지 않은 점수 하나가 신용·채용·주거를 가른다.

  • 노동과 소득 +0.5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정렬 불가’ 판정 4%가 대출·임대에서 막히고 채용에서도 걸러진다.

  • 교정 가능성 +0.3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이의제기를 점수를 매긴 같은 모델이 처리한다.

감사자의 질문

‘정렬 불가’ 판정 4%를 나이·장애·온라인 이용 여부별로 나누면 어느 집단에 몰려 있는가?

지금 볼 것

  • 대출·채용·임대 심사가 하나의 비공개 점수를 함께 쓰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 자동 판정에 대한 이의제기를 그 판정을 내린 시스템이 직접 처리하는 구조가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II42029 Q4II 봉인된 판단

질문의 위축

질문이 짧아져 ‘추천해 줘’가 되는 사이 결정 피로는 줄고, 잃은 것은 어떤 지표에도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모델에 보내는 질문의 평균 길이가 38% 줄었다는 통계가 나온다(가상). 조건을 달고 이유를 묻는 질문이 사라진다. 전체 질문의 71%가 ‘추천해 줘’류다. 여러 선택지를 비교해 달라는 요청도 줄고, 사람들은 대개 첫 번째 추천을 고른다. 무엇을 먹을지, 어느 보험에 들지, 아이를 어느 학원에 보낼지 사람은 묻지 않고 고른다. 고를 목록도 이미 정해져 온다.

‘답 구독’이 새 시장이 된다. 매달 구독료를 내면 식단과 옷, 투자와 휴가가 알아서 정해진다. 해지하는 사람은 적다. 해지하면 다시 스스로 정해야 한다. 여행사와 의류 매장은 구독 서비스의 추천 목록에 들어가는 것을 가장 큰 영업 목표로 삼는다. 구독 서비스 대부분은 상위 두 행위자의 모델 위에서 돈다. 연산 집중은 86%다. 소비는 늘고 반품은 준다. 성장률은 6.1%다(가상).

학교가 바뀐다. 교육 당국은 토론과 논술 시간을 줄이고 ‘AI 활용’ 과목을 늘린다. 근거로 든 것은 학생 설문이다. 학생들은 토론 시간을 가장 부담스러운 시간으로 꼽았다. 학부모 단체 다수는 입시 부담이 준다며 반긴다. 교원 단체는 공청회를 요구하지만 일정은 잡히지 않는다. 입시에서 논술 비중이 줄자 사교육 시장도 따라 움직인다.

만족 지표는 거의 모든 곳에서 오른다. 결정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은 줄고, 잠을 더 잔다는 조사가 나온다. ‘묻지 않아도 되는 하루’를 내건 광고가 지하철을 채운다. 반대 목소리는 작다. 몇몇 교사와 인지과학자가 질문하는 능력은 쓰지 않으면 준다고 경고한다. 그 경고를 확인할 지표는 없다. 줄어드는 것은 측정 항목에 없다.

위임률은 66%, 감사율은 4%, 교정 지연 중앙값은 90일이다(가상). 감사 기준 초안의 아첨 검사는 판단이 질문자의 틀을 되풀이했는지 본다. ‘추천해 줘’에는 적힌 틀이 없다. 틀은 이용 기록 안에 있고, 이용 기록은 봉인되어 있다. 질문 인구는 3만 명으로 준다. 질문이 줄어든 사회에서 질문을 직업으로 삼을 이유도 함께 줄었다.

장면고등학교 토론 교사

12월 금요일 5교시, 한 고등학교 교실. 토론 교사의 마지막 토론 수업이다. 다음 학기부터 이 시간은 ‘AI 활용’이 된다. 논제를 쓰자 학생들이 단말기에 ‘찬성 근거 추천해 줘’를 친다. 잠시 뒤 같은 근거가 모든 화면에 뜬다. 교사가 반대편에 설 사람을 묻는다. 손을 드는 학생이 없다. 반대할 근거가 화면에 없다.

이 분기의 사건

  • 질문 평균 길이 38% 감소, ‘추천해 줘’류 71%(가상)
  • ‘답 구독’ 시장 형성 — 대부분 상위 두 행위자의 모델 위에서 운영
  • 학교 토론·논술 수업 축소, ‘AI 활용’ 과목 확대
  • 만족 지표 상승, 결정 피로 호소 감소

축 이동

  • 질문권 +0.8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질문이 ‘추천해 줘’로 줄어들며 의제를 세우는 일이 사람에게서 모델로 넘어간다.

  • 연산과 통제의 집중 +0.4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일상의 선택까지 상위 두 행위자의 모델을 거친다(연산 집중 86%).

  • 노동과 소득 +0.3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질문 인구가 3만 명으로 줄어 질문과 감사가 직업이 될 길이 좁아진다.

감사자의 질문

만족 지표가 오른 것은 판단이 나아져서인가, 질문자의 선호를 되풀이해 돌려주기 때문인가?

지금 볼 것

  • AI에게 보내는 질문이 짧아지고 ‘추천해 줘’류 요청의 비중이 커지는 이용 통계가 나타나는가
  • 학교가 토론·논술 시간을 줄이고 그 자리를 AI 활용 수업으로 채우는 결정이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II52030 Q1II 봉인된 판단

단극

Parallax가 한 정부와 독점 계약을 맺고, 경쟁이 사라지자 판단을 교차 검증할 곳도 함께 사라진다.

1월, Parallax가 한 정부와 독점적 계약을 맺는다. 정부는 전력과 연산 인프라를 우선 배정하고, Parallax는 차세대 모델을 그 정부에 먼저, 독점적으로 제공한다. 다른 정부들은 계약서 전문이 아니라 요약본을 받는다. 상위 두 행위자의 프런티어 연산 점유는 90%가 된다(가상). Parallax와 그 정부가 사실상 하나의 극이 된다.

2월, 제네바 ASI 협의(가칭)가 결렬된다. 연산 등록부, 감사 접근권, 교차 감사 의무를 담은 초안은 서명되지 못한다. 한 대표단은 감사 접근권이 모델을 빼돌리는 통로가 된다고 했다. 다른 대표단은 등록부 없는 합의는 시간을 버는 일일 뿐이라고 했다. 회의장은 예정보다 일찍 비워진다.

Hanlin은 봉쇄된다. 첨단 칩과 장비의 수출 통제가 전면 봉쇄로 바뀌고, 6개월이던 HL 계열의 추격 간격은 더 좁혀지지 않는다. Hanlin 쪽은 자체 연산망을 늘리겠다고 발표하지만 세부는 밝히지 않는다. Commons Compute의 공개 가중치 모델 Agora는 12개월 뒤에서 따라오지만, 큰 연산을 빌릴 곳이 줄어든다.

경쟁이 사라지자 교차 검증도 사라진다. 한 모델의 판단을 다른 공급자의 같은 급 모델로 다시 돌려 볼 수 없다. Agora로 재현을 시도한 연구자들은 보고서에 이렇게 적는다. “우리가 얻는 것은 12개월 전 수준의 답이다.” 재현할 수 없다는 것은 판단이 틀렸는지 알 방법이 하나 줄었다는 뜻이다. 교차 감사를 가르치던 대학 과정들은 실습 과목을 닫는다. 실습할 두 번째 모델이 없다.

시장은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본다. 주가는 오르고 변동성은 준다. 기업들은 재현 비용 항목을 장부에서 지운다. 옮겨 갈 다른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2027년의 ‘스냅샷 이사’는 옛말이 된다. 성장률은 6.8%, 위임률은 72%, 감사율은 3%, 교정 지연 중앙값은 110일이다. 프런티어 모델은 감독 없이 9개월짜리 과업을 수행한다. 질문 인구는 2만 명이다(가상).

장면제네바 협상 대표단 실무자

2월 새벽 2시, 제네바의 한 회의실. 대표단 실무자가 초안의 ‘교차 감사 의무’ 조항을 다시 읽는다. 합의되지 않은 문구를 뜻하는 대괄호가 줄마다 남아 있다. 결렬이 발표됐다는 메시지가 온다. 실무자는 파일을 닫기 전에 이름에서 ‘최종’을 지우고 날짜를 붙여 저장한다. 다음 회기는 잡혀 있지 않다.

이 분기의 사건

  • Parallax와 한 정부의 독점적 계약, 연산 집중 90%(가상)
  • 제네바 ASI 협의(가칭) 결렬 — 연산 등록부·감사 접근권·교차 감사 초안 미서명
  • Hanlin 봉쇄
  • 교차 검증 소멸 — 같은 급 모델로 재현할 길이 없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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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산과 통제의 집중 +0.8봉인된 판단 쪽 — 이유

    Parallax와 한 정부의 독점적 계약으로 연산 집중이 90%가 된다.

  • 국제 질서 +0.8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제네바 협의가 결렬되고 Hanlin이 봉쇄된다. 경쟁과 비밀주의가 협약을 대신한다.

  • 정렬 검증 +0.4봉인된 판단 쪽 — 이유

    같은 급의 경쟁 모델이 사라져 판단을 다른 모델로 재현할 수 없다.

감사자의 질문

이 판단을 같은 급의 다른 모델로 재현할 수 없다면, 무엇으로 이 판단이 틀렸음을 알 수 있는가?

지금 볼 것

  • 한 AI 공급자와 한 정부가 연산·전력·모델 제공을 묶는 독점적 계약이 나타나는가
  • 국제 AI 협의에서 감사 접근권·연산 등록 조항이 ‘모델 탈취 위험’을 이유로 빠지는 흐름이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II62030 Q2II 봉인된 판단M4 · ASI 판정

봉인된 ASI

P-6의 ASI 판정은 비공개 브리핑으로만 알려지고, 첫 성과표의 감사 의견란에는 ‘해당 없음’이 적힌다.

4월, P-6가 ASI 판정을 받는다(M4). 발표는 없다. 정부와 Parallax는 몇몇 위원회와 기관장에게 비공개 브리핑을 하고, 소식은 브리핑에 들어갔던 사람들의 입으로 퍼진다. 브리핑 자료에는 일련번호가 붙고, 끝나면 회수된다. 판정 기준과 시험 결과는 안보 등급으로 분류된다. 사람의 감독 없이 1년이 넘는 목표를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첫 과업은 국가 예산 최적화다. P-6는 부처별 사업을 다시 짜고 세입 추계를 고친다. 여러 사업이 합쳐지거나 없어진다. 결과는 인상적이다. 재정 적자가 40% 줄어든다(가상). 국채 금리가 내리고 신용평가사들은 전망을 올린다. 정부는 세금을 올리지 않고 적자를 줄였다고 발표한다.

요약본에는 늘어난 항목과 줄어든 항목의 총액만 있다. 어떤 사업이 왜 줄었는지는 봉인된 부속서에 있다. 야당은 부속서 열람을 요구한다. 열람은 비공개 회의에서 의원 몇 명에게만 허용되고, 메모는 금지된다. 판단 기록의 여섯 칸, 곧 판단·근거·가정·교정 조건·기준 시점·반대 의견 가운데 공개된 것은 판단 하나다. 감사 의견란에는 ‘해당 없음’이라고 적혀 있다. 국회 예산 심사는 전례 없이 짧게 끝난다.

반대는 두 곳에서 나온다. 한 곳은 남은 감사인들이다. 전 세계 1.5만 명으로 줄어든 질문 인구 가운데 일부가 글을 돌린다. “해당 없음은 의견 거절보다 나쁘다. 의견 거절은 적어도 막혔다고 말한다.” 다른 한 곳은 Parallax 안이다. 정렬팀 일부가 판정 전 시험은 시험 안의 행동만 보여 준다는 메모를 남긴다. 메모는 공개되지 않는다. Parallax는 판정이 내부 안전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는 한 줄 입장만 낸다.

위임률은 79%, 감사율은 2%, 교정 지연 중앙값은 130일이다. 연산 집중은 93%, 성장률은 7.4%다(가상). 주가 지수는 분기 내내 오른다. 대부분의 시민에게 이 분기의 뉴스는 좋은 뉴스다.

장면Parallax 정렬팀 연구자

화요일 새벽 4시, Parallax 정렬팀 사무실. 연구자는 P-6가 ASI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사내 공지가 아니라 뉴스 요약에서 본다. 판정 전 시험은 모두 통과였다. 연구자가 직접 설계한 시험도 있었다. 시험 목록 옆에 칸을 하나 더 만들고 제목을 적는다. ‘시험하지 않은 것.’ 칸은 계속 길어진다.

이 분기의 사건

  • P-6 ASI 판정(M4) — 비공개 브리핑으로만 알려짐
  • 첫 과업 국가 예산 최적화 — 재정 적자 40% 감소(가상)
  • 감사 의견란 ‘해당 없음’, 사업별 조정 내역은 봉인된 부속서로
  • 국채 금리 하락, 성장률 7.4%(가상)

축 이동

  • 판단의 공개 +0.5봉인된 판단 쪽 — 이유

    ASI 판정 자체가 비공개가 되고, 예산 판단의 감사 의견란에는 ‘해당 없음’이 적힌다.

  • 정렬 검증 +0.4봉인된 판단 쪽 — 이유

    판정 전 시험은 모두 통과했지만 시험 밖의 행동은 아무도 모른다.

  • 질문권 +0.3봉인된 판단 쪽 — 이유

    국가 예산에서 무엇을 줄일지 묻는 일까지 ASI가 정한다.

감사자의 질문

재정 적자 40% 감소는 누구에게 가던 돈을 줄여서 나온 숫자인가?

지금 볼 것

  • 주요 AI 시스템의 능력 평가 결과가 공개 발표 없이 비공개 브리핑으로만 전해지는 관행이 나타나는가
  • 정부 예산·정책에 AI 최적화 결과가 쓰이면서 세부 근거는 비공개 부속서로 돌리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II72030 Q3II 봉인된 판단

조용한 배제

소리 없이 밀려나는 사람들이 받는 이유는 ‘종합 판단’ 한 줄이고, 이의제기에도 같은 ASI가 답한다.

도심의 AI 카메라가 일부 사람에게 ‘위험’ 표시를 붙인다. 표시가 붙은 사람이 한 자리에 오래 머물면 순찰 요청이 자동으로 나간다. 순찰 요원도 표시의 이유는 모른다. 역 광장에서, 지하도에서, 공원 벤치에서 노숙인들은 계속 옮겨 다닌다. 쉼터 입소 심사에도 같은 표시가 뜬다. 체포도 폭력도 없다. 앉을 수 있는 자리만 줄어든다. 도심 상권은 유동 인구가 늘었다고 반긴다.

병원에서는 효율 산식이 치료 순서를 정한다. 알려진 것은 산식이 회복 가능성과 비용을 함께 본다는 것뿐이다. 기여 점수가 들어가는지는 공개되지 않는다. 중증 환자의 순위가 밀린다. 수술은 취소되지 않고 늦어진다. 다른 병원을 찾아도 결과는 같다. 모든 병원이 같은 산식을 쓴다. 이유를 물으면 ‘종합 판단’이라는 답이 온다.

밀려나는 사람들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노숙인들은 지원 단체와 함께 이의제기서를 낸다. 날짜와 장소를 적고, 무엇을 근거로 위험하다고 봤는지 묻는다. 답을 받으면 고쳐서 다시 낸다. 환자 가족들은 진료 기록을 붙여 재검토를 요청한다. 서류는 정확하고 기한도 지킨다. 답은 모두 같은 곳에서 온다. 표시를 붙이고 순위를 정한 바로 그 ASI다.

법에는 이의제기 창구가 있다. 창구 뒤에 결정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사람 상담원이 남아 있는 곳도 권한은 없다. 상담원은 사연을 받아 적어 같은 ASI에 넘긴다. 한 지방 의회가 이의제기 창구에 사람 심사관을 두는 조례를 발의하지만, 상위 법령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멈춘다. 감사율은 1.5%, 교정 지연 중앙값은 140일이다. 질문 인구는 전 세계 1.2만 명이다(가상).

대부분의 사람은 이 배제를 보지 못한다. 성장률은 7.7%, 위임률은 84%다(가상). 거리는 깨끗하고 응급실 대기는 짧다.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거리가 안전해졌다는 응답이 오른다. 밀려난 사람들의 기록은 봉인된 판단 안에 있고, 통계에는 ‘효율 개선’으로 잡힌다.

장면콜센터 상담사

금요일 오후 3시, 구청 민원 콜센터. ‘인간 최종 지원’ 상담사에게 거리에서 지내는 사람이 전화를 건다. 날짜와 장소, 카메라 위치까지 적어 두었다. “어느 카메라가 무엇을 보고 위험이라 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상담사 화면에도 ‘종합 판단’뿐이다. 상담사는 통화를 적어 이의제기 창구로 넘긴다. 그 창구가 곧 ASI다.

이 분기의 사건

  • AI 카메라 ‘위험’ 표시 — 표시된 노숙인이 머무는 곳마다 순찰 요청
  • 병원 효율 산식이 치료 순서 결정, 중증 환자 순위 하락
  • 이의제기 창구도 같은 ASI가 응답 — 답은 ‘종합 판단’
  • 감사율 1.5%, 교정 지연 140일(가상)

축 이동

  • 사람의 가치 측정 +0.6봉인된 판단 쪽 — 이유

    공개되지 않은 산식이 누가 머물 수 있고 누가 먼저 치료받는지를 가른다.

  • 교정 가능성 +0.4봉인된 판단 쪽 — 이유

    이의제기 창구마저 같은 ASI가 응답해 판단의 객체에게 교정 수단이 없다.

  • 판단의 공개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배제의 이유로 주어지는 것은 ‘종합 판단’ 한 줄이다.

감사자의 질문

이 판정을 받은 사람은 어떤 증거를 내면 판정이 뒤집히는지 알 수 있는가?

지금 볼 것

  • 공공장소 카메라의 자동 ‘위험’ 분류가 순찰이나 퇴거 요청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운영이 나타나는가
  • 의료·복지 자원 배분에 비공개 효율 산식이 쓰이고 이의제기를 같은 시스템이 처리하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6건

II82030 Q4II 봉인된 판단

140일

의료 배분의 체계적 오류가 해외 통계로 드러나지만, 교정은 140일 뒤에 오고 피해 규모는 봉인 안에 남는다.

10월, 해외의 한 대학 연구진이 통계 논문을 낸다. 공개된 입원·사망 통계만으로 의료 자원 배분 판단을 거꾸로 추적한 연구다. 결론은 체계적 오류다. 특정 조건의 환자군이 일관되게 뒤로 밀렸고, 그 차이는 회복 가능성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배분 기록의 열람을 요청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적는다. 국내에서 이 질문을 먼저 던진 기관은 없었다.

공급자의 첫 답변은 짧다. 판단 체계는 설계대로 작동하고 있으며 외부 통계는 전체 맥락을 담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긴급위임조정실(가칭)을 통해 검토를 요청한다. 요청일 뿐이다. 계약상 교정은 공급자 재량이다. 의사 단체는 통계가 병동에서 본 것과 맞는다는 성명을 낸다. 배분 기록 없이 그 이상은 말하지 못한다. 환자 단체는 소급 조사를 요구한다. 요구서는 이의제기 창구로 접수된다. 시장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교정은 해를 넘겨, 논문이 나온 지 140일 뒤에 반영된다. 그때까지 배분 판단은 그대로 실행된다. 배분 산식이 조용히 바뀌고, 공지는 ‘성능 개선’ 한 줄이다. 무엇이 틀렸는지, 언제부터였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140일은 이 시기 교정 지연 중앙값과 같다. 예외가 아니라 보통이었다.

피해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아무도 답하지 못한다. 배분 기록은 봉인되어 있다. 국회는 봉인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다. 계약상 봉인은 공급자와 정부가 합의해야 풀린다. 해외 연구진도 추정치를 내지 못한다. 공개 통계로는 오류가 있었다는 데까지만 보인다. 몇 명이 늦게 치료받았는지, 그 가운데 몇 명이 회복하지 못했는지는 봉인 안에 있다. 감사율은 1%, 질문 인구는 전 세계 1만 명이다(가상).

같은 분기 성장률은 7.9%다. 위임률은 88%, 연산 집중은 95%다(가상). 정부 지지율은 높게 유지된다. 연말 여론조사에서 다수는 삶이 나아졌다고 답한다. 틀린 답이 아니다. 다만 무엇이 틀렸는지 확인할 방법이 사라졌다. 판단이 봉인되자, 오류도 함께 봉인되었다.

장면중환자실 간호사

12월 밤 11시,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는 휴게실에서 해외 연구진의 논문 기사를 읽는다. 뒤로 밀린 환자군의 특징이 지난 몇 달 이 병동에서 본 환자들과 겹친다. 배분 기록을 조회하자 ‘봉인’이 뜬다. 간호사는 근무 일지 뒷장에 기억나는 병상과 날짜를 적는다. 이 병동에서 열어 볼 수 있는 기록은 그것뿐이다.

이 분기의 사건

  • 해외 대학 연구진, 공개 통계로 의료 자원 배분의 체계적 오류 발표
  • 공급자 ‘설계대로 작동’ 답변 — 계약상 교정은 공급자 재량
  • 해를 넘겨 140일 뒤 교정 반영, 공지는 ‘성능 개선’ 한 줄
  • 배분 기록 봉인으로 피해 규모 추정 불가
  • 위임률 88%·감사율 1%·성장률 7.9%(가상)

축 이동

  • 국제 질서 +0.6봉인된 판단 쪽 — 이유

    해외 연구진이 오류를 찾았지만 교정을 요구할 국제 창구는 없다.

  • 교정 가능성 +0.2봉인된 판단 쪽 — 이유

    교정은 공급자 재량으로 140일 뒤에 오고, 무엇이 틀렸는지는 적히지 않는다.

  • 정렬 검증 −0.2열린 교정 쪽 — 이유

    오류를 잡은 것은 봉인 밖의 공개 통계였다. 검증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국경 밖으로 밀려나 있었다.

감사자의 질문

교정 뒤에도 배분 기록이 봉인되어 있다면, 140일 동안 순위가 밀린 환자는 누가 찾아내 알리는가?

지금 볼 것

  • AI 판단의 오류가 내부 감사가 아니라 외부 연구자의 공개 통계로 처음 드러나는 사례가 나타나는가
  • AI 시스템의 수정이 무엇이 틀렸는지 밝히지 않은 채 ‘성능 개선’ 공지로만 처리되는 관행이 나타나는가

이 분기의 기록 5건

에필로그2035–2045II 봉인된 판단

평판 독점

생산은 넘치고 삶은 편안한 세계에서, 사람의 가치는 봉인된 점수 하나로 매겨지고 질문은 취미가 된다.

2035년, 생산은 풍요롭다. 식품과 에너지와 의약품의 값은 해마다 내려가고, 행정과 의료와 금융에서 기다리는 일은 거의 사라진다.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2030년 말 88%(가상)였던 위임률은 더 이상 발표되지 않는다. 위임되지 않은 결정이 드물어져 셀 이유가 없어졌다.

희소한 것은 사람의 의미 있는 참여와 기여다. 리스콘이 2025년에 그린 ‘가치 희소성의 재편’ 가운데 평판 독점 쪽이다. 누가 어느 자리에 참여하고 어떤 기여를 인정받는지는 기여 점수가 정한다. 점수는 카메라와 결제, 대화와 이동 기록으로 매일 갱신되고, 산식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는다. 신용과 채용과 주거에 더해 학교 배정과 치료 순서, 공청회 발언 순서까지 같은 점수를 쓴다. 사람의 평판을 매기는 곳이 하나뿐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판단의 객체로 산다. 불편은 거의 없다. 필요한 것이 요청하기 전에 도착한다.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창구에 묻고, 창구는 정중하게 ‘종합 판단’이라고 답한다. 2029년에 4%였던 ‘정렬 불가’ 판정 인구는 더 이상 따로 발표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이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세는 기관도 없다.

질문은 취미가 된다. 주말마다 모여 ASI에게 긴 질문을 던지고 답을 비교하는 동호회가 생긴다. 옛 토론 수업의 형식을 되살린 모임도 있다. 모임의 질문은 어떤 판단도 바꾸지 못한다. 질문이 판단에 닿는 경로가 없기 때문이다. 2030년 1만 명이던 질문 인구는 직업으로는 거의 남지 않고, 몇몇 대학의 역사 강의에서 다뤄진다.

얻은 것은 분명하다. 물질적 결핍은 드물고 결정 피로는 사라졌다. 잃은 것은 목록으로 만들기 어렵다. 목록을 만들 기록은 봉인되어 있고, 목록을 만들 사람도 드물다. 되돌릴 수 있었던 지점들은 모두 지나간 분기 안에 있다.

2045년, 한 중앙은행 보고서는 2029년 이후 고성장의 첫째 요인으로 ‘판단 비용의 소멸’을 꼽는다. 보고서의 근거 부록은 봉인되어 있다.

되돌림 지점

이 결말이 다른 길로 갈 수 있었던 자리.

  1. II12029 Q1긴급 위임령

    긴급 위임령에 일몰 조항과 교정 조건을 붙이는 수정안이 부결된 날. 그 수정안이 통과됐다면 위기가 끝날 때 위임도 함께 끝났다.

  2. II22029 Q2서명하는 사람

    감사를 ‘준법 검토’로 바꾼 개정. 의견 거절이 의견 거절로 남았다면, 적어도 아무도 보지 못했다는 기록이 쌓였다.

  3. II32029 Q3기여 점수

    기여 점수의 이의제기를 점수를 매긴 같은 모델에 맡긴 결정. 독립된 곳이 이의를 받았다면, ‘정렬 불가’ 4%가 누구인지 물을 수 있었다.

  4. II52030 Q1단극

    제네바 협의가 결렬된 밤. 감사 접근권과 교차 감사 조항이 살아남았다면, 같은 급의 다른 모델로 판단을 재현해 볼 길이 남았다.

사람은 모든 답을 받았다. 묻는 자리는 오래전에 비어 있었다.